본문 바로가기
나주이야기

‘황금복주머니’ 나주한라봉 설 선물 최강자 ‘등극’

by 호호^.^아줌마 2015. 2. 5.

생생현장…나주 한라봉 수확현장을 가다

 

◇ 전남의 일조량이 제주보다 연평균 400~600시간 더 많아 나주산 한라봉은 당도가 평균 15~16°Bx(브릭스), 고흥산은 15°Bx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황금복주머니’ 나주한라봉 설 선물 최강자 ‘등극’

 

 

1월 중순부터 수확 한창, 전국 판매장에서 ‘러브콜’ 쇄도

1987년 나주서 최초 재배 성공 이후 농촌 블루오션으로

 

 

한겨울에 수확하는 한라봉

 

한겨울에 수확하는 과일이 있다. 황금빛이 선명한 복주머니 모양의 ‘한라봉’이다. 노지가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다 보니 한라봉이 자라나는 과정을 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다 새해가 되면 시장에 나온 한라봉에 비로소 한겨울에 나온 새 과일에 군침을 삼키게 된다.

 

1월 중순께 김진석(51), 진곤(47)형제가 운영하는 나주시 송현동 형제농원을 찾았다.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한라봉 수확이 한창이었다. 바깥 날씨와는 전혀 딴판인 비닐하우스 안은 봄․가을 날씨처럼 선선한 정도였으며, 그 곳에 황금빛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마치 열대지방에 소풍 온 듯 이국적인 느낌마저 든다.

 

김 씨 형제가 한라봉 농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첫 수확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 온 진곤 씨의 친구들이 분주히 일손을 거들고 있었다.

 

김 씨 형제는 그동안 각자 사업을 해오다 몇 년 전 왕곡면에 땅을 사 농사를 지어왔다. 2천여 평의 땅에서 고추, 콩, 깨, 호박 등을 경작하며 쌀장사를 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2월 한라봉 농원을 인수해 한여름의 땀방울을 흘린 뒤 첫 수확을 하게 됐다.

 

한라봉은 나무를 심은 뒤 3~5년 정도 지나야 수확을 할 수 있지만 이미 한라봉 농사를 지어 온 농장이라 기존의 묘목을 파내고 2년생 묘목을 심어 첫 수확을 하게 된 것.

 

하지만 한라봉 농사에는 겨울철 난방비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수확 때까지 항상 섭씨 8~9℃를 유지하고 열매를 수확한 뒤에도 봄철 새순이 돋아날 때까지 5℃ 이상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난방비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황금복주머니 모양, 설 선물로 인기 만점

 

한라봉은 한겨울에 수확하는 몇 안 되는 과일인데다 곧바로 설과 연결되면서 대목 턱을 톡톡히 본다.

 

더구나 한라봉 모양이 마치 황금복주머니를 연상케 하면서 명절 선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

 

김 씨 형제의 경우 3㎏ 기준으로 6개 포장이 3만4천원, 11~12개 포장이 1만5천원선에 거래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나주배원협공판장을 통해서 출하를 했지만 요즘은 한라봉 생산농가 연합으로 나주농특산물판매장 등을 통해서 거래가 되고 있고, 김 씨 형제의 경우 GAP우수농산물 인증을 받으면서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소비자가 시장에서 사 먹으려고 하면 사실 비싸다고 할 수 있죠. 과일 하나에 5천원 정도 하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부담 없이 명절선물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물을 받는 분들도 기분 좋게 받을 수 있고요.”

 

김 씨 형제뿐만 아니라 나주지역 한라봉 농가들이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양은 적지만 최고의 상품 손꼽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라봉을 제주도 특산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나주가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묘목을 처음 들여와 시험재배에 성공한 주인공이 바로 이영길(74, 나주시 석현동 효광농원)씨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987년 고부가가치 작목을 재배할 목적으로 일본 과수학자로부터 열대과일 품종을 건네받아 시험재배를 한 것이 오늘의 한라봉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영길 씨는 1990년께부터 ‘골든벨오렌지’로 이를 출하했으나, 이 씨에게 재배기술을 배워간 제주도 농가들이 대량으로 한라봉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게 됐고, 대세를 인정해 이 씨 역시 ‘골든벨한라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나주에서 생산되는 한라봉은 그 양은 적지만 품질에 있어서 최고의 상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주에서 생산되는 한라봉이 13˚Bx(브릭스)로 알려진 가운데 전남의 일조량이 제주보다 연평균 400~600시간 더 많아 당도가 높다고 하는데, 나주산은 평균 당도가 15~16°Bx, 고흥산은 15°Bx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는 것.

 

보통 밀감의 당도가 11~15°Bx라면, 한라봉은 최소 15°Bx 이상 나와야 제 맛이 난다. 제주에서 절대량이 생산되지만, 나주에서 재배한 한라봉이 유명세를 타는 이유도 높은 당도 때문이다.

 

 

농촌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현재 나주지역 한라봉 농가는 모두 52농가로 전체 재배면적은 22.9ha(약 6만8천650평)에 이른다.

 

이들 농가들은 나주시한라봉생산자협의회(회장 임동연)를 구성, 계통출하를 해오고 있다.

 

한라봉 농가들에 따르면, 그 동안 제주도에 한정됐던 한라봉 재배지역이 겨울 날씨가 비교적 포근한 남해안에서 최근 전북 지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으로 현재 나주시를 비롯해 고흥, 광주, 신안, 보성, 완도, 해남 등 전남지역과 경남 거제, 진주, 전북 고창, 김제 등으로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육지에서 한라봉 재배가 확산되는 것은 한라봉이 최고의 고소득 작물로 평가되는 데다 기존 과채류 재배보다 일손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한라봉 재배가 제주에 비해 육지에서 유리한 점은 우선 기존 하우스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안 든다는 것인데, 한라봉 재배농가의 95%가 기존 재배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산토인 제주에 비해 지력이 좋고 당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생육기 일조량이 많은 점과 일교차가 큰 점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한라봉 주 소비지인 서울 등 대도시와 거리가 가까워 제주에 비해 물류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 한라봉 농가들이 다른 작물을 겸업하고 있는 실정인데 시설의 50%는 한라봉을 밀식재배하고 나머지는 고추 등 다른 작목을 재배하다 한라봉이 성목이 됐을 때 나머지 시설에 옮겨 심는 식이다.

 

한라봉은 많은 돈을 투입해 식재한 후 3~4년은 기다려야 수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몇 개월 만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작목을 같이 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돈이 되는 작목에 관리를 치중하면서 한라봉 관리는 소홀히 하다보면 결국 품질 좋은 한라봉 생산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지역 농가들의 경험담이다.

 

 

 

한라봉 맛있게 먹으려면

 

한라봉을 고를 때 색상이 짙은 오렌지색을 띠고 속살이 붉은색이 나온 것이 상품이다. 구입 후에는 바로 냉장고에 넣지 말고 실온에 10일정도 보관했다가 먹으면 달콤한 맛이 배가 된다.

 

그렇다면 한라봉은 귤과 어떻게 다를까?

 

오렌지는 커서 좋은데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두꺼워 잘 벗겨지지 않는다. 귤은 작아서 먹어도 먹은 것 같지는 않지만 껍질이 잘 벗겨져 먹기에는 편하다. 그래서 두 가지의 단점을 보안, 새로 만든 품종이 바로 한라봉이다.

 

나주지역 한라봉 농가들은 보름 앞으로 다가 온 설명절을 앞두고 한라봉 판촉에 동분서주 하고 있다.

 

나주배의 경우 우체국 택배를 활용할 경우 지역특산물로 지정돼 요금할인을 받고 있지만 한라봉은 농가 또는 소비자가 전액 택배비를 부담하고 있어 지역농가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 설을 앞두고 한라봉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첫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형제농원 김진석·진곤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