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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빛가람혁신도시 흙탕물 수돗물 언제까지?

by 호호^.^아줌마 2015. 3. 23.

 

“흙탕물로 세수하고 밥 먹었다니...”

 

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 “오염된 수돗물 쉬쉬했다” ‘분노’

나주시 “무너진 신뢰회복 최선” 빛가람동에 상황실 설치

 

 

“혁신도시라면서요? 혁신도시에 지은 새 아파트에서 어떻게 흙탕물이 쏟아지냐고요. 그 물로 밥 해 먹고 세수하고, 빨래하고 그랬다는 게 상상이나 됩니까?”

 

지난달 26일부터 빛가람혁신도시 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4개 단지 아파트 수돗물에서 흙탕물로 여겨지는 뿌연 이물질이 섞여 나오면서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먹는 물은 대부분 정수기나 생수를 사용해 왔지만 주방과 욕실, 세탁에 사용하는 물은 수돗물을 사용해 왔던 주민들이 오염된 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어린아이를 둔 주민들은 불안감에 건강검진까지 받아보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당시 이들 아파트 등에 공급된 수돗물의 탁도는 측정결과 기준치의 4배를 초과하는 2.7NTU로 나타나 지난 2일부터 음용이 중단돼 현재 3천174가구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흙탕물 소동은 지난달 26일 LH3단지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이 소식이 4단지 주민들에게까지 전해진 것은 나흘이나 지난 3월 2일이었으며, 3단지 관리사무소에서 4단지 관리사무소로 연락해 주민들에게 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4단지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꼬박 닷새 동안 오염된 물을 먹고 사용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넘어서 분통을 터뜨렸다.

 

LH4단지에 거주하면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카페의 카페지기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나도 그랬지만 주민들이 ‘반 미친 상황’이었다, 사고가 났는데 닷새 동안이나 쉬쉬하고 있었던 것이 ‘세월호 선장’과 다를 게 뭐냐”고 따져 물었다.

 

A씨는 또 “몸에 발진이 생기고, 머리가 가려운 증상 때문에 당장 아이들 데리고 병원을 가봐야 했는데 갈 수 있는 병원도 없고, 아이들에게 죄 지은 것 같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전했다.

 

더구나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가 전남에서 났는데 아직까지도 이런 상황에 대해 위기대응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가 컸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주민들은 당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식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상황을 모르고 있는 상가와 식당들은 계속해서 오염된 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 구내식당의 경우 자체 정수시스템을 가동해 조리를 하고 있으나 대부분 상가와 식당들이 여전히 오염된 물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대부분 혁신도시 밖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흙탕물 소동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5일에야 관계기관협의를 갖고 원인규명과 대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규 시장은 이날 오전 LH공사 혁신도시홍보관에서 LH공사 노형규 혁신도시사업단장과 전남도 안기홍 혁신도시건설지원단장, 수자원공사 이종선 나주수도관리단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상황을 점검했다.

 

LH공사 노형규 단장은 이 자리에서 “긴급퇴수와 주야간 퇴수조치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탁수 수돗물 발생원인은 1단지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유속이나 수압의 변화로 관로 자체의 누적된 침전물이나 정체수 때문으로 잠정 추정 된다”고 밝혔다.

 

9일 현재 수질분석 결과 아파트와 공공기관들의 수돗물 탁도 기준치가 먹는 물 기준인 0.5NTU 이하로 모두 떨어지기는 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수돗물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빛가람동 주민자치위원회 김재준 위원장은 “애초에 주민들에게 가장 먼저 상황을 알리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는데 행정과 당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 것이 주민들의 불신과 분노를 키웠다”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인규명과 대처상황을 주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3단지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경우 대부분 젊은 세대들로 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민들이 많아 광주로 떠나겠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것.

 

지난 10일 오전 강인규 시장과 주민들과의 대화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회의실에서 열렸으나, 주민들에게 보낸 초대장에 ‘나주시장님과 주민과의 대화’라는 사소한 문구마저 주민들의 공분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로등과 교통여건 등 가뜩이나 정주여건이 부실해 불편을 겪고 있는 입주민들은 먹는 수돗물에 대한 신뢰마저 깨지는 불미스런 상황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신속히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4개 단지 아파트 수돗물에서 흙탕물로 여겨지는 뿌연 이물질이 섞여 나오면서

주민들이 보름째 불편을 겪고 있다.<맨 아래 오른쪽 사진은 흙탕물 소동을 빚은 LH단지 화장실 변기에 쌓인 부유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