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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사람들

귀농인 보고서①…차(茶의) 고장 명맥 잇는 홍대영 씨

by 호호^.^아줌마 2011. 6. 17.

귀농인 보고서①…차(茶의) 고장 명맥 잇는 홍대영 씨

 

나주호 상류 돌산을 일궈 가꾼 홍대영 씨의 수연다원

 


고향 야산 일궈 녹차밭 조성 귀농 5년차 농사꾼

 

나주호 상류 ‘수연다원’ 다도 명품 차 전진기지로


“노모와 우리 부부, 애들 셋까지 일가족 6명이 함께 왔으니 완전한 귀농이죠. 평생 모은 재산을 귀농에 투자했습니다.”

 

34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고향을 찾아 귀농한 홍대영(60·다도면 궁원리)씨. 1977년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홍 씨는 서광주세무서 법인계장, 광주지방국세청 소득세과 과장 등을 두루 거친 전형적인 세무공무원 출신이다.

 

그런 그가 일가족과 함께 고향 야산을 사들여 돌을 깨내고 잡목을 베어내고 고랑을 쳐 녹차나무를 가꾼 지 5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돌산이 3만9669㎡의 초록빛 찬란한 녹차밭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수연다원’이라고 이름 지은 홍 씨는 지난해 첫 수확을 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차를 수확했다. 이름하여 ‘수연차’다.

 

“다른 농사는 대게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수확합니다만, 녹차농사는 씨를 뿌리고 5년을 기다려야 수확을 하게 됩니다. 초보농사꾼이 그래도 본전 생각하지 않고 농사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아침에 일어나 보면 찻잎을 촉촉하게 적셔주던 나주호가 농사의 절반을 지은 셈이죠.”

 

홍 씨를 탯자리 고향으로 이끈 것은 어렸을 때부터 들어온 다도(茶道)라는 지명이었다. 예로부터 차가 많이 나던 고을, 고려 때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차의 고장 다도, 하지만 지금 그 차의 명맥을 유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착안한 홍 씨는 자신이 직접 다도 차의 명맥을 이어갈 결심을 하게 됐다.

 

홍 씨는 낮에는 녹차밭을 가꾸고 밤에는 녹차에 대한 책들을 섭렵하며 친환경적인 녹차밭을 가꾸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농산물로 인증을 받는 결실을 거뒀다.

 

홍 씨는 자신의 녹차밭을 전진기지로 해서 주변 농가에 차 재배를 확산시켜 다도를 명실상부한 녹차의 고장으로 만들어 가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현재 나주지역 귀농인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홍 씨는 도시 직장인들이 막연히 꿈꾸는 귀농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귀농을 하겠다 마음먹었다면 목표의식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귀농비용과 사업의 타당성, 현지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위한 노력, 무엇 보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해 귀농을 목적으로 나주에 합류한 사람은 56명, 올해는 5월말 현재 18명이 귀농을 했다.

 

귀농인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사라진 마을에서 대문에 금줄이 쳐지고 어린아이가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풍경을 귀농을 통해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귀농인 유치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홍대영 씨 집을 찾아...

 

나주에 안 가본 길이 없다 할 정도로 갈고 다닌 세월이 어언 20여년

그래도 나주시 다도면 궁원리 4**번지는 자신이 없어 네비양에게 길라잡이를 맡겼더니

산중 도로 한 가운데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하고 들어가 버린다.

이런 본데없는 것 같으니라고...

 

 

 

 

 

 

 

녹차밭 고랑에 콩을 심는다며 해름녘에 완전무장하고 나선

어머니와 부인에게 홍대영 씨는,
"해 넘어 갈라고 하는데 그만 하고 내려가시랑께요." 
"심으라고 준 모종도 안 심으면 욕 들어요." 

 

 

 

 

 

지난봄 냉해를 입어 죽은 녹차나무들 자리가 휑하다.

 

 

녹차농사의 절반은 나주호가 짓는다는 홍대영 씨.

아침이면 녹찻잎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저 나주호 물안개가 있기에

다도 녹차가 명품일 가능성이 크다.

 

 

직접 키운 상추와 아욱, 쑥갓을 주신다기에

두 말 없이 넙죽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