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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시인152

깊어가는 가을, 엄니랑 내 마음에도 가을은 깊어... "워따, 나락이 벌써 저렇게 익었는갑다잉!" 오랜 병원생활 중에 며칠 동안 집에 와 계시던 엄니, 하루종일 빈 집 지키시느라 무료하셨던지 다시 병원으로 가실란단다. "글믄, 토요일이 엄니 팔순 생신인께 모시러갈께라우!" "생일은 뭔..."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 시간이 멀다하고 전화를 걸어 "언능 오니.. 2009. 9. 21.
가을 잠자리, 조태일과 박석무 그리고 다산 가을 잠자리 조태일 몇날 몇 달 몇백 리 몇천 리의 허공을 날고 날았을까. 텅 빈 폐가의 늘어진 빨랫줄에 잠자리 한 쌍 앉아서 쉬고 있다. 투명한 그물맥의 날개를 이따금 이따금 떨면서 작은 더듬이로 이 세월을 더듬거린다. 그 큰 곁눈으로 할깃할깃, 익어가는 삼라만상을 담는다. 몇날 몇 달 몇백 리 .. 2009. 9. 15.
도전!! 推句集 全文 아래그림은 나무와 달과 하얀새/이중섭 절기상 백로였던 어젯밤, 창문 가득 달빛이 하도 밝길래 보름인가 하고 내다봤더니 이미 한쪽이 기울어가고 있더이다. 달빛을 조명 삼아 월광이나 들어볼까 하고 누웠더니 쓰르쓰르 쓰르라미, 귀뚤귀뚤 귀뚜라미 온갖 벌레들이 떼로 몰려와 아카펠라 세레나데.. 2009. 9. 8.
쳇! 잘 좀 찍으시지 담양 창평 슬로시티 마을 담장에 핀 하눌타리 꽃 진 뒤에... 쳇! 잘 좀 찍으시지 오인태 아빠도 엄마도 삼촌도 대통령 잘 못 뽑았다고 난리다. 대통령을 잘 못 뽑아서 더 살기 힘들다 한다. 이러다 다 죽겠다 한다.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 한다. 참 이상한 어른들이다. 자기들이 뽑았으면서 자기를 죽.. 2009.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