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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이야기

오늘의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인가?

by 호호^.^아줌마 2014. 6. 3.

◇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한 ‘함께하는 독립운동사’ 첫 강연이 4월 24일 나주청소년수련관에서 나주시민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오늘의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인가?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 24일 나주 찾아 현대인의 역사인식에 쓴소리

“친일잔재 청산 어정쩡한 민주화에 살아있는 군부독재권력 청산으로”

 

“역사는 반복되는가?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으로서 참 답하기 싫은 질문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친일잔재 청산이나 민주화의 염원이 빨갱이들의 주장이 되는 현실에서 청산하지 못한 과거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난 4월 24일, 이 시대의 ‘죽비소리’로 일컬어지는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오른쪽 사진>가 나주를 찾아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독립운동, 그리고 현재의 과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이명한)가 주관하고 나주문화원(원장 윤병준)이 후원한 이날 강연에서 한홍구 교수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과연 일제 치하에서 목숨을 버려 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들이 꿈꾸던 나라인가?’ 하는 의문으로 시작했다.

 

한 교수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정치인 장준하와 박정희, 두 인물에 대해 상반된 평가로 참석자들의 귀를 쫑긋 하게 했다.

 

장준하에 대해서는 “(광복군 출신으로) 태극기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평한 반면, 박정희에 대해서는 “(만주군 출신의) 불행한 친일파”라고 평가했다.

 

일제의 서슬 퍼런 강제징용 중 탈출해 상해임시정부에 합류한 장준하의 삶은 조선청년의 귀감이라 할 만 했으며, 만주군관학교,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박정희는 일제가 바라는 조선청년상이었다는 것.

 

독립운동과 친일, 민주와 독재의 싸움에서 보수파의 인기를 얻었던 장준하는 우리나라의 베트남 전쟁 참여에 반대했지만 베트남 전쟁 참여가 결정되자 자신의 아들을 베트남 전선에 보낸 진정한 보수주의자였다고 술회했다.

 

그런 장준하가 1975년 등산 도중 실족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37년만인 2012년 8월 16일, 선생의 유골이 지름 6㎝ 크기의 원형으로 함몰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선생의 의문사 의혹은 최근까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한 교수는 이날 강연을 마무리 하면서 “역사는 힘 있는 자의 것”이라고 정리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서 말을 맺지 않고 “역사는 힘 있는 자의 것이지만, 동시에 진실을 알리려는 이들의 산물이기도 했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 정치를 움직이는 다수의 정치인들이 일제의 군국주의 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고스란히 남아 독재로 권력을 움켜쥐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사형으로 몰아갔던 내란음모조작사건의 담당 재판관이 현재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점, 이른바 ‘부림사건’ ‘학림사건’의 고문·조작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정부와 여당의 실세로 떵떵거리며 살아가는 현실에서 우리는 진정한 독립을 한 것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한편,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함께하는 독립운동사’ 두 번째 강연으로 5월 22일 저녁 목포대학교 이기훈 교수를 초청 ‘일제강점기의 청년운동’을 준비하고 있다.